채권의 기본 개념부터 금리 커브, 투자 전략, 그리고 세금과 관련된 중요한 사항까지 꼼꼼하게 살펴보자.
특히 금융 시장의 화두였던 실리콘밸리뱅크 사태를 통해 채권 시장의 움직임을 더욱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1. 채권의 기본 개념
채권은 정부나 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일정 기간 동안 이자를 받으며 만기 시 원금을 돌려받는 금융 상품이다.
예를 들어, 1억 원의 채권을 연 5% *쿠폰금리로 구매했다면, 매년 500만 원의 이자를 받고, 만기 시 1억 원의 원금을 돌려받는다.
* 쿠폰금리 : 채권이 약속한 확정금리
쿠폰금리와는 다르게 채권의 가격은 변한다.
은행예금과 이자를 이야기할 때와 다른 부분이다.
즉, 은행 예금은 원금이 변하지 않지만, 채권은 가격이 변동해 원금이 달라질 수 있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채권의 원금은 보장된다.
채권의 이런 특성 때문에,
1억 원짜리 10년 만기 채권을 시장가격에 따라 9,500만 원에 살 수도 있는 것이다.
채권을 싸게 사더라도 만기시에는 1억 원의 원금을 보장받는다.
물론 그동안 매년 쿠폰금리도 챙기게 된다.
따라서 싸게 산 만큼 기대 수익은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 기대 수익률을 채권금리라고 한다.
*채권금리 : 채권을 싸게 산 만큼의 할인율 + 쿠폰금리
채권의 가격은 채권금리(할인율)와 반대로 움직인다.
여기서 채권금리란 투자자가 채권을 매수할 때 요구하는 수익률을 의미한다.
이는 시장에서 결정된다.
즉, 채권금리가 상승하면 채권의 가격은 하락하고, 채권금리가 하락하면 채권의 가격은 상승한다.
시장에서 새로운 채권이 더 높은 이자를 제공하면, 기존의 낮은 이자를 제공하는 채권의 시장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반대의 관점으로 볼 수도 있다.
채권 수요가 많으면 채권금리가 낮아지고, 채권 수요가 적으면 채권금리가 높아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채권금리가 5%에서 6%로 상승한다고 가정해 보자.
채권금리가 5%인 채권의 시장 가격은 이때 하락하게 된다.
이제 시장에서 채권금리가 6%인 새로운 채권이 발행되면, 기존의 5% 채권은 덜 매력적이 되기 때문에, 이 채권의 가격은 떨어져야 투자자들이 이를 매수할 이유가 생긴다.
마치 중고차와 같은 것이다.
새로운 모델의 자동차가 더 좋은 성능과 기능을 가지고 나오면, 기존 모델의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채권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채권이 더 매력적이 되면 기존 채권의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6%까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기존 채권의 만기는 조금 더 가까울 것이므로, 시간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2. 채권금리와 은행금리, 기준금리의 관계
채권금리와 은행금리, 기준금리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각각의 역할과 움직임은 다르다.
- 기준금리: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금리로, 경제 전반에 걸쳐 다른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에서 1%로 인상하면, 일반적으로 은행 금리와 채권금리도 이에 따라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경제를 조절하기 위한 정책 수단으로 사용된다. - 은행금리: 은행에서 제공하는 예금 금리나 대출 금리를 의미한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은행금리도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은행은 더 높은 금리로 예금을 모집하고, 대출 금리도 인상하게 된다.
기준금리 인상은 대출이자 부담을 높여서 경기를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다. - 채권금리(할인율): 투자자가 채권을 매수할 때 요구하는 수익률이다.
채권금리도 기준금리와 은행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기준금리나 은행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금리도 상승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채권 가격의 하락을 의미한다.
기본적으로 기준금리는 단기 채권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반면에 장기 채권금리는 시장수요에 따라 결정된다.
채권금리와 은행금리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예를 들어보자.
만약 은행금리가 2%에서 4%로 상승했다면, 투자자들은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 예금으로 자금을 이동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기존에 발행된 쿠폰 금리가 3%인 채권은 덜 매력적이 되므로, 이 채권의 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반대로, 은행금리가 하락하면 채권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되어 채권의 시장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3. 쿠폰 금리와 할인율(채권금리)
쿠폰 금리는 채권이 발행될 때 고정된 이자율이다.
쿠폰 금리가 5%라면, 채권 보유자는 매년 원금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을 이자로 받는다.
그러나 시장 금리(즉, 채권금리나 은행금리)가 변동함에 따라 채권의 시장 가격은 달라지며, 이를 통해 실제 수익률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쿠폰 금리가 5%인 채권을 1억 원에 발행했지만, 시장 금리(채권금리)가 3%로 하락했다면, 이 채권의 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제 시장에서 3%의 이자를 제공하는 채권만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5% 이자를 제공하는 채권의 가치는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4. 세금과 절세 전략
채권 투자는 세금 측면에서 특히 중요하다.
채권의 쿠폰 금리로 받는 이자는 세금이 부과된다.
예를 들어, 5% 쿠폰 금리를 가진 채권에서 매년 500만 원의 이자를 받는다면, 이 금액에 대해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그러나 채권 매매 차익은 비과세 대상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채권을 저렴하게 매수하고, 가격이 상승했을 때 매도하는 방식으로 절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부자들이 채권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절세다.
예를 들어, 쿠폰 금리가 2%인 채권을 2% 할인된 가격에 매수했다면, 실제 수익률(채권금리)은 4%가 된다.
이 경우 소득에 대한 세금은 2%에 대해서만 부과되므로 절세가 가능하다.
따라서, 시장 금리(채권금리)가 높아져 채권 가격이 하락할 때, 이러한 채권을 매수하는 전략이 유리할 수 있다.
5. 채권의 유동성과 시장 구조
채권 시장은 주식 시장과 달리 유동성이 낮다.
채권은 대체로 큰 단위(예: 100억 원 단위)로 거래되며, 호가 스프레드가 크기 때문에 거래가 어렵다.
* 호가 스프레드 : 시장에 제시된 채권 가격 간의 차이.
특히 회사채나 고금리 채권의 경우 일반 투자자가 접근하기 쉽지 않다.
예를 들어, 회사채의 호가가 매도 측에서 1억 원, 매수 측에서 9천만 원이라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호가 스프레드가 커서 거래가 쉽게 성사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채권 거래는 주로 금융사나 증권사의 중개를 통해 이루어지며, 중개 수수료는 채권의 금리에 녹아 있어 실제 비용을 파악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4% 쿠폰 금리의 채권을 중개 수수료를 포함하여 3.9% 수익률로 제공받았다면, 중개업체가 0.1%의 수수료를 가져간 것이다.
개인 투자자는 채권ETF 상품 등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투자를 하게 된다.
6. 실리콘 밸리 은행(SVB) 사례와 금리 커브
실리콘 밸리 은행은 고객 예금으로 미국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했다.
그러나 기준금리가 급격히 인상되면서(예: 0.25%에서 5.25%로 상승) 채권금리가 상승했고, 이에 따라 기존에 매입한 채권의 가격이 하락했다.
이로 인해 예금자들이 더 높은 은행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이동하려 했다.
은행은 채권을 손해를 감수하고 매도해야 했고, 이는 은행의 재무 상태에 큰 타격을 주었다.
이 사례는 만기 미스매치로 인한 리스크를 잘 보여준다.
예를 들어, 은행이 단기 예금(1년 만기)으로 10년 만기의 채권을 매입했다고 가정해 보자.
금리가 상승하여 예금자들이 자금을 인출하려 할 때, 은행은 장기 채권을 팔아야 한다.
이 경우 채권의 가격은 하락했기 때문에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은행은 이를 매도할 때 큰 손실을 입게 되며, 결과적으로 재무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7. 일드 커브 트레이딩과 듀레이션
일드 커브 트레이딩은 금리 커브의 움직임을 활용하여 수익을 얻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채권금리가 5%에서 4%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을 때, 투자자는 현재 5%의 금리를 제공하는 채권을 매수할 수 있다.
금리가 4%로 하락하면, 이 채권의 가격은 상승하게 되므로 이를 매도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듀레이션(Duration)은 금리 변동에 따른 채권 가격 변동성을 측정하는 평균 회수 기간을 말한다.
만약, 10년 만기 채권이 매년 이자를 주지 않고 10년 후에 이자와 원금을 모두 준다면 듀레이션은 10년이 된다.
10년을 가지고 있어야 실제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년 약속한 이자를 주는 채권이라면, 10년이 다 되기 전에 이미 상당한 이자를 받았으므로, 듀레이션은 짧다고 보게 되는 것이다.
듀레이션이 길수록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변동폭이 커진다.
예를 들어, 듀레이션이 10인 채권은 채권금리가 1% 변동할 때 가격이 10% 변동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듀레이션이 5인 채권은 같은 금리 변동 시 5% 정도만 가격이 변동할 것이다.
듀레이션이 높은 채권은 금리 하락기에는 큰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큰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
8. 채권의 볼록성과 가격 민감도
채권의 볼록성(Convexity)은 금리 변화에 따라 채권 가격이 변하는 정도를 더 정확하게 보여주는 지표를 말한다.
금리가 하락할 때 채권 가격이 더 많이 상승하고, 금리가 상승할 때 채권 가격이 덜 하락하는 특성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채권금리가 1% 하락할 때 채권 가격이 5% 상승하고, 반대로 채권금리가 1% 상승할 때 채권 가격이 4% 하락하는 현상을 볼록성이라고 한다.
채권의 볼록성은 투자자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
금리 하락기에는 채권 가격이 더 크게 상승하기 때문에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10년 만기 채권의 볼록성이 0.25라면, 채권금리가 1% 하락할 때 채권 가격은 추가적으로 0.25% 더 상승하게 된다.
반대로, 채권금리가 상승할 때는 채권 가격이 덜 하락하므로, 손실을 줄일 수 있다.
9. 무기명 채권과 역사적 사례
무기명 채권은 1998년 IMF 위기 당시 발행된 특별한 채권으로, 금융 실명제가 도입되기 전에 발행되었다.
당시 정부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어둠의 자금을 끌어내기 위해 무기명 채권을 발행했다.
이 채권은 세금 혜택을 제공했으며, 상속세나 증여세를 피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무기명 채권을 1억 원어치 매입한 후 이를 자녀에게 물려줄 경우, 자녀는 상속세를 부담하지 않아도 되었다.
이는 당시 경제 상황에서 매우 매력적인 투자 수단이었지만,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무기명 채권의 개념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극단적인 수단 중 하나로 여전히 거론될 수 있다.
10. 채권의 가격 계산과 실무적인 고려사항
채권의 가격은 채권금리와 이자 지급 일정에 따라 복잡하게 계산된다.
예를 들어, 클린 프라이스와 더티 프라이스의 개념이 있다.
클린 프라이스는 채권의 순수 가격을 의미하며, 더티 프라이스는 이자 지급일이 가까워질수록 클린 프라이스에 미지급된 이자를 포함한 가격이다.
채권금리가 변동함에 따라 채권의 가격도 변한다.
예를 들어, 10년 만기 채권이 5% 채권금리로 발행되었는데, 시장 채권금리가 6%로 상승했다면, 이 채권의 클린 프라이스는 하락하게 된다.
반면,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더티 프라이스는 이자가 추가되므로 상승할 수 있다.
실제 채권 시장에서는 이러한 가격 변동을 예측하고 적절한 채권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채권의 듀레이션과 볼록성을 고려하여 금리 변동에 가장 유리한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 채권 투자에서 성공의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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