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다반사

십자인대재건술 비용과 재활기간 | 체험 수기

by ●◎○@ 2023. 5. 30.

십자인대재건술 비용과 재활기간 및 치료과정을 알아보자. 이 글은 본인이 직접 경험한 내용과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는 것이지 전문적인 의학적 사실을 전하는 것은 아니다. 의사와 상담하여 각자의 상황에 맞는 결정을 하도록 하자.

 

십자인대의 보존치료 vs 수술

본인은 20년 전에 스키를 타다가 십자인대 손상을 입었다. 다행히 십자인대가 일부만 끊어져서 별다른 치료 없이 20년 넘게 생활하다가 작년 봄에 테니스 경기 중에 나머지를 다 끊어 먹어서 수술을 하게 되었다. 십자인대가 일부만 손상된 경우 생활에 큰 지장은 없었다. 등산도 많이 했고 1000km가 넘는 장거리 트래킹도 다녀왔다. 다만 평소에 다리가 덜렁거리는 것 같아서 신경 쓰이고 조심스러운 부분은 있었다. 보존할지 수술할지는 의사 선생님이 판단해 주실텐데 자본주의 사회라서 병원이 돈이 되는 방향을 권하지 않을까 우려스럽기는 하다.

 

십자인대 파열 증상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누구는 크게 딱 하고 끊어지는 소리가 난다는데 본인은 그런 소리가 있었는지 애매하다. 그러나 십자인대가 끊어지면 바로 땅바닥에 누울 정도로 고통스럽고 제대로 걸을 수 없다. 그런데 또 놀라운 것은 한 20분 정도 지나면 괜찮아진 것 같아서 나머지 운동을 다 하게 된다. 본인도 경기 중에 사고가 났지만 잠깐 쉬고 다시 경기를 계속했다. 

문제가 크게 발생했다는 사실은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보면 알 수 있다. 발을 땅바닥에 디디고 서 있을 수가 없고 굽힐 수도 없으며 다리는 물먹은 식빵처럼 퉁퉁 부어 있다. 큰일이 난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Day 0 | 병원 방문

엑스레이 찍고 MRI 찍은 후 수술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MRI를 보면 십자인대가 희미하게 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수술을 하기로 결정하면 병원 상담사를 찾아가 수술일정과 수술비 얘기를 하게 된다. 의사가 수준 떨어지게 '지저분한 돈 얘기'를 하지는 않으니 의사에게 비용 같은 걸 물어보지는 말자. 가까운 날짜로 수술 날짜를 정하면 소변검사, 피검사를 하고 집으로 가게 된다. 

 

Day 1 | 수술 당일

수술 전 최소 6시간 전부터는 음식은 물론 물도 마시지 않는다. 전신마취 때문인데, 음식물이 있으면 역류하여 기도를 막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 도착하면 코로나 검사를 한 후 가슴 엑스레이를 찍는데 척추마취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 한다. 입원수속을 하고 병력 등 몇 가지 문진을 한다. 팔에 주사 바늘을 꽂고 대기한다. 

 

수술 전 바늘 꼽고 대기
수술 전 바늘 꽂고 대기

 

자가건, 타가건 (동종 이식건)
십자인대가 끊어지면 새롭게 인대를 이식하게 되는데, 자신의 몸에서 채취한 인대를 쓰는지, 다른 사람으로부터 채취한 인대를 쓰는지에 따라 자가건, 타가건으로 부른다. 전문 의학용어는 아니고 편하게 부르는 것이다. 자가건은 내 몸에서 나온 조직이라 '자기 인대화' 과정이 더욱 빠르고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이 있으나 다른 조직을 떼어냄으로 수술 시간이 길고 해당 부위의 운동기능 저하가 있을 수 있다. 타가건은 사망자의 인대를 쓰는 것인데, 인대가 이미 준비되어 있으므로 수술이 간편한 대신 '자기 인대화' 과정이 길고 면역이나 감염 위험성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인대는 혈관이 있는 장기가 아니라 질긴 섬유조직이므로 운동선수를 포함한 대부분의 경우 타가건을 사용하고, 본인도 타가건으로 수술을 했다. 

 

수술 시간이 되면 휠체어에 실려서 수술실로 이동하고 싸늘한 수술대에 눕게 된다. 몸을 옆으로 하여 태아처럼 웅크리면 뒤에서 마취의가 척추마취를 한다. 잠시 지나면 하체가 찌릿찌릿하고 감각이 없어지게 된다. 하반신 마비상태다. 수술 직전에 수면마취가 시작되고 이후 잠에서 깨면 수술이 끝나있다. 이동식 침대에 실려서 입원실로 이동하여 눕혀지게 된다.

 

이 시점의 다리 상태는 참담하다고 할 수 있다. 수술 부위를 덮은 거즈는 피로 흥건하고 다리는 풍선처럼 부풀어(부종) 있다. 진통제 덕분에 통증은 별로 없다. 병상에 누우면 6시간 동안 머리를 들지 못하게 한다. 척수에서 마취제가 흘러나와 머리로 올라가면 두통을 유발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분간 진통제에 취해서 잠들고 깨기를 반복하면 된다. 

 

십자인대재건술 (인대 이식)
기존에 망가진 인대를 긁어내고 새 인대를 심는다. 대퇴골과 종아리뼈를 뚫어서 인대를 심고 각각의 위치에 나사(핀)를 박아 고정하는 수술이다. 수술 중에 연골의 상태도 보게 되는데 찢어졌다면 꿰매거나 처치를 하게 된다.

 

끊어진 인대. 뭔가 너덜너덜 하다
끊어진 인대. 뭔가 너덜너덜 하다
이식한 인대. 1년 후 좀 더 예뻐진다
이식한 인대. 1년 후 좀 더 예뻐진다

 

인대를 심고 대퇴골과 종아리뼈에 나사를 고정한다
인대를 심고 대퇴골과 종아리뼈에 나사를 고정한다
찢어진 연골은 꿰맨다
찢어진 연골은 꿰맨다

 

Day 4 | 퇴원

병원에서는 1주일은 입원해야 한다고 했지만, 본인은 그렇게 참을성이 많은 사람이 아니다. 오장육부가 멀쩡한데 그깟 다리 불편한 거 가지고 하루 종일 누워있기에는 너무 돈낭비 인생 낭비라 판단하여 일찍 퇴원하겠다고 우겨서 퇴원을 했다. 입원 기간 동안에는 매일 물리치료를 하고 누워서 무릎 각도를 만들기 위한 운동을 조금씩 한다. 이 시점은 무릎이 굽혀지지 않기 때문에 이거 원래대로 걸을 수 있는지 강한 의문이 들 때이다. ACL보호대라고 무릎이 일정 각도로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보호대를 차고 목발을 짚고 퇴원한다. ACL보호대는 병원에서는 20만 원대인데, 인터넷 구매가 훨씬 싸다.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전방십자인대 무릎보조기 PKSA S

COUPANG

www.coupang.com

 

도수치료, 물리치료 꼭 필요한가
본인은 도수치료와 물리치료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실비보험으로 처리가 되기 때문에 내가 받아서 손해 볼 게 없다고 해도 마사지 정도를 해서 예후가 크게 달라지는 것이 아니면 굳이 건강의료체계에 부담을 주면서 할 필요가 있나 싶다. 물론 병원 입장에서는 수익 사업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권한다. 도수치료를 받지 않으면 불쾌해하는 의사도 있다. 본인은 도수치료를 한 번 받아보고 다시는 도수치료를 받지 않았다. 물리치료도 몇 번 하고 그만뒀다. 도수치료와 물리치료 없이 1년간 스스로 임상실험한 결과는 아무 문제없었다는 것이다. 무리하지 않고 일생생활을 하는 것만으로 무릎은 자연스럽게 굽혀졌고 지금 좋아하는 테니스를 잘 치고 있다. 물론 앞에서 말했듯이 개인적인 경험이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의하여 판단하기 바란다.
의외의 복병 변비
퇴원하고 처음 일을 보려는데 겁이 덜컥 날 정도의 변비가 찾아왔다. 밖에 나갈 수도 없고 누구를 부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꽉 막혀서 도저히 빼낼 수 없는 지경이라 몸은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고 수술보다 더 큰 고통이었다. 무려 5시간을 화장실에 갇혀 있었다. 결국 살기 위해 손가락을 이용해 조금씩 빼내었다. 수분이 거의 없는 벽돌 가루 같았다. 세상에 난생처음의 황당한 상황이다. 사투 끝에 해결을 했지만 변비로 화장실에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십 년을 감수했다. 의심되는 몇 가지 원인은, 병원에서 계속 누워있어서 장운동이 부족했거나, 항생제의 투여로 장내 세균이 말살되어 이 또한 장운동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의심하게 된다. 수술을 앞둔 분들은 참고하기 바란다.
 

Day 5 ~ Day 14

잠잘 때 보호대는 착용하는 편이었다. 이것도 얼마 안 가 벗어던졌지만, 자면서 뒤척이다가 과도하게 무릎이 굽혀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함이었다. 목발도 밖에 나갈 때 몇 번 사용하고 던져 버렸다. 비교적 먼 거리를 움직일 때는 사용했다. 병원에 갈 때는 의사 선생님을 볼 면목으로 착한 환자라는 인상을 남기기 위해 가져갔다. 다리 수술을 하면 그 다리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까. 아니다. 겁먹지 말고 통증이 크게 없을 정도로만 발을 디디면서 무게를 싣고 계속 사용해야 혈액이 돌고 조직이 생성된다. 물리치료도 결국 자극을 주어 자가회복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골다공증이 오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리 각도에 연연해서 무리하게 각도를 주지 않았다. 생활하면서 가능한 범위에서만 움직였다. 무릎 각도는 서서히 좋아졌다. 완전히 회복돼도 원래의 100%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므로 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보름째에 병원에 가서 실밥을 뺏다. 실밥을 뺀 이후로는 1년간 병원에 가지 않았다.

 

Day15 ~ Day 419

무릎의 통증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활동했다. 걸을 수 있는 만큼만 걷고 굽힐 수 있는 만큼만 굽혔다. 수술 후 4개월 정도부터는 테니스도 쳤다. 권하지는 않는다.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상대가 나한테 공을 정확히 보내줘야 받아칠 수 있었다. 수술 후 6개월부터는 조금씩 뛰면서 운동을 했다. 그러나 맘 놓고 운동할 정도는 못 되었다. 이후로 운동반경은 점점 좋아졌지만 통증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1년이 지난 시점부터는 적극적인 테니스가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달리기는 어려웠다. 다리 각도는 다른 쪽 다리와 크게 차이가 없을 정도로 굽혀졌지만 무릎에 무게가 실리면 통증이 있었다. 물리적인 부담이 컸고 그로 인해 심리적으로도 달리기는 할 수 없었다. 무릎에 체중이 실리면 묵직한 통증이 계속 남아있었다.

 

개인별로 예후가 크게 다르다
내가 활동하는 동호회에서 똑같이 십자인대재건술을 한 회원이 있는데 수술 후 4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별다른 통증이 없고, 각도도 완전히 다 나오고, 운동에도 복귀를 하게 되었다. 

나와의 차이점은 병원과 의사, 그리고 도수치료, 물리치료 지속여부다. 이 사람은 도수치료와 물리치료도 꾸준히 받았다. 물론 나는 지금도 도수치료, 물리치료는 선택사항이라고 보고 있다.
수술과 재활 중 무엇이 더 중요할까. 치료의 핵심은 수술 그 자체다. 의술이 뛰어난 의사로부터 수술을 잘 받는 것이 우선이고, 그다음 재활에 전념해야 예후가 좋아진다. 

병원추천

단 돈 1원의 협찬도 없이 추천하게 되어 매우 원통하고 아쉽지만, 위에서 말한 십자인대재건술 후 경이로운 재활속도를 보인 테니스 클럽 회원의 사례를 토대로 이 병원을 추천 한 번 박아보고자 한다. 관절센터가 있는 관절특화병원이다.

나는 병원 잘 못 선택해서 고난의 길을 걸었지만 다른 선량한 부상자들께서는 꽃길을 걸어가시기를 바란다.

혹시 알고 있는 추천 또는 비추천하고 싶은 병원이 있으면 비밀댓글 남겨주기 바란다. 

 

서울부민병원 (강서구) 👈

 

병원 관계자께서는 매출이 늘었다면 계좌번호 받아가시기 바랍니다.
😁

Day 420

핀제거 수술을 했다. 핀은 종아리뼈 쪽의 못처럼 생긴 것만 제거하고 대퇴골의 작은 핀은 남겨두었다. 원래 그러는 것이라고 한다. 핀제거 수술을 하면서 반월판연골 쪽을 정리했다는데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없었다. 변한 것이 있다면 무릎에 체중이 실리더라도 통증이 훨씬 적어졌다는 것이다. 조만간 달리기도 가능할 것 같이 느껴진다. 무릎 안쪽에 인대나 반월판연골의 부서진 조직이 돌아다녀서 그 압박으로 통증이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실제로 핀제거 수술을 하고 찍은 사진은 매우 깨끗한 상태였다. 핀제거 수술은 1박 2일이고 다음 날 절뚝거리며 걸어서 나갈 수 있다.

 

병원에서는 또 도수치료와 물리치료를 권했다. 병원 입장에서 시간당 15만 원 내외의 도수치료는 재료비가 들지 않는 꿀통이다. 물리치료사가 시간당 15만 원을 받을 리는 없다. 과도한 도수치료 때문에 결국 보험료 상승의 원인이 된다는 뉴스를 보지 않는가. 도수치료는 보험 적용을 받더라도 일부분은 자기 부담금이 든다. 게다가 효과적인 측면에서도 정말 비용만큼의 차이인지 기분 탓인지 스스로 판단해 보자. 나는 이런 경우, 일이 있어서 나중에 연락드리겠다고 둘러대고 빨리 병원을 빠져나온다.

핀제거를 하면서 보니 인대가 깨끗하게 안착되었다
핀제거를 하면서 보니 인대가 깨끗하게 안착되었다
종아리뼈의 나사는 제거하고 대퇴골쪽의 작은핀은 남겨둔다
종아리뼈의 나사는 제거하고 대퇴골쪽의 작은핀은 남겨둔다

 

십자인대재건술 비용 👈

 

ps) 대퇴골 쪽 핀을 뽑으러 병원을 다시 방문했을 때, 의사에게 1년이 지났는데도 체중을 실으면 무릎이 쑤시고 아프다고  했는데, 핀 빼면서 확인해 보겠단다. 열어 보니 연골 쪽이 손상돼서 좀 다듬었기 때문에 이제 안 아플 거라 했다. 그러면서 연골 쪽 비용은 특별히 저렴하게 책정했다고 했다. 이 의사 새끼가 작년에 봤을 때부터 실실 쪼개고 뭔가 믿음이 안 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수술 직후부터 상관도 없는 슬개골 쪽이 부자연스럽고 다리에 뭔가 문제가 있는 채로 그렇게 1년을 고생했는데 이제 와서 보니 연골에 뭐가 있다고? 

지금은 무릎에 별다른 통증은 없고 생활과 운동은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 다만 심리적인 이유로 과격한 행동은 하지 않고 이 정도로 만족하며 살고 있다.

병원 선택에는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댓글